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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시 겨울시 모음 짧은시-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헤르만 헤세 '안개 속에서', 겨울 이미지

by sk1st 꽃 나무 별 2024. 1. 29.

목차

    사랑시 겨울시 모음 짧은시

    네가 떠난 뒤 너의 감성은 내게 남았다.

    겨울이 주는 쓸쓸함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감정을 다룬 시들은 문학의 한 장르로서 독특한 정서를 전달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겨울과 사랑을 주제로 한 짧은 시들을 모아보았습니다. 각각의 시는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따뜻한 감성을 불어넣어 줍니다.

    '안개 속에서' 헤르만 헤세

    기이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모든 나무 덤불과 돌이 외롭다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이다
    
    ​
    
    나의 삶이 아직 환했을 때
    
    내게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다
    
    이제, 안개가 내려,
    
    더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
    
    어둠을, 떨칠 수 없게 조용히
    
    모든 것으로부터 그를 갈라놓는
    
    어둠을 모르는 자
    
    정녕 그 누구도 현명치 않다
    
    ​
    
    기이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삶은 외로이 있는 것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이다

    시천교 아래 다리 밑에서 사랑을 나누고 창에 김이 잔뜩 서렸을 때를 기억하니?

    헤르만 헤세의 시 '안개 속에서'는 안개가 내려앉은 고독한 풍경을 그리며, 인간의 외로움과 고독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모든 것이 분리되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에서, 나무와 돌이 외롭게 서 있음을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합니다.

    In the Mist - Hermann Hesse

    It is strange to walk in the mist,
    Every bush and stone is lonely,
    The trees cannot see each other,
    Everyone is alone.

    When my life was bright with light,
    The world was full of friends,
    But now, with the mist descending,
    I see no one anymore. 

    Truly, one who does not know darkness,
    Cannot be called wise,
    Darkness is inevitable,
    Quietly isolating humans from everything.

    It is strange to walk in the mist,
    Life is a lonely thing,
    No one knows each other,
    Everyone is alone.
    너한테 서운할 때면, 카톡 프사를 안개속을 걷는 남자이미지로 바꿔 두곤 했었지, 처음에 넌 그걸 굉장히 신경 쓰더니... 이젠 아무리 프사를 그렇게 바꿔 두어도 관심도 없구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쟈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쟈
    
    ​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가난한 시인의 사랑과 그리움을 눈이 내리는 겨울밤의 정취와 함께 그려냅니다. 나타샤를 향한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눈이 내리는 밤의 상상은 독특한 분위기를 창조합니다.

    너는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는 시를 좋아한다고 했었지... 내게 넌 나타샤였나 보다. 이 밤 겨울의 끝자락에서 나는 홀로 쓸쓸히 소주 대신 보드카를 마신다. 그리고 생각한다. 서무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쟈 그렇게 속삭이던 밤을 기억해 본다.

    '그 겨울의 시' 박노해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
    
    찬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 
    눈산의 새끼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

    박노해의 '그 겨울의 시'는 겨울밤의 추위와 함께 어려운 이들에 대한 연민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는 겨울의 추위 속에서도 따뜻한 인간애를 느끼게 해 주며, 겨울밤의 쓸쓸함과 공감을 동시에 전달합니다.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를 선물해 줘 놓고, 빌려가서는 이별을 통보한 너. 넌 시집 책 한 권을 가져간 게 아니라 내 마음을 가져갔구나.

    다이소에 포스트잇으로 "걸어둔 가져갈 마음..."이라고 써 두었던 것은... 넌 언젠가 떠날 생각이었던 거구나...

    '눈이 온다' 신경림

    그리운 것이 다 내리는 눈 속에 있다
    
    ​
    
    백양나무 숲이 있고 긴 오솔길이 있다
    
    활활 타는 장작 난로가 있고
    
    젖은 네 장갑이 있다
    
    아름다운 것이 다 쌓이는 눈 속에 있다
    
    창이 넓은 카페가 있고 네 목소리가 있다
    
    기적 소리가 있고 바람 소리가 있다
    
    ​
    
    지상의 모든 상처가 쌓이는 눈 속에 있다
    
    ​
    
    풀과 나무가, 새와 짐승이 살아가며 만드는
    
    아픈 상처가 눈 속에 있다
    
    우리가 주고받은 맹세와 다짐이 눈 속에 있다
    
    한숨과 눈물이 상처가 되어 눈 속에 있다
    
    ​
    
    그립고 아름답고 슬픈 눈이 온다

    신경림의 '눈이 온다'는 눈이 내리는 겨울 풍경을 통해 그리움과 아름다움, 그리고 상처까지도 포용하는 겨울의 정서를 담아냅니다. 눈 속에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는 상상은 겨울의 눈이 주는 특별한 의미를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석류' 앙브루아즈 쥘 발레리

    알맹이들이 과잉에 못 이겨
    
    방긋 벌어진 단단한 석류들아,
    
    숱한 발견으로 파열한
    
    지상의 이마를 보는 듯 하다!
    
    ​
    
    너희들이 감내해 온 나날의 태양이,
    
    오 반쯤 입 벌린 석류들아,
    
    오만으로 시달림받는 너희들로 하여금
    
    홍옥의 칸막이를 찢게 했을지라도,
    
    ​
    
    비록 말라빠진 황금의 껍질이
    
    어떤 힘으이 요구에 따라
    
    즙 든 붉은 보석들로 터진다 해도
    
    ​
    
    이 빛나는 파열은
    
    내 옛날의 영혼으로 하여금
    
    자신의 비밀스러운 구조를 꿈에 보게 한다

    앙브루아즈 쥘 발레리의 '석류'는 겨울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석류의 붉은색과 그 속에 담긴 생명력을 통해 겨울에도 피어나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겨울 이미지겨울 이미지
    겨울 이미지

    '고양이' 기타하라 하쿠슈

    뜨거운 여름 볕에 푸른 고양이
    
    가볍게 안아 보니 손이 가려워
    
    털 조금 움직이니 내 마음마저
    
    감기 든 느낌처럼 몸도 뜨겁다
    
    ​
    
    요술쟁이인지, 금빛 눈에는
    
    깊이도 숨 내쉬며 두려움 가득
    
    던져 떨어뜨리면 가벼이 올라
    
    녹색 빛 땀방울이 가만 빛난다
    
    ​
    
    이렇게 한낮 속에 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느낌 숨어 있어라
    
    몸 전체 쫑긋 세우고
    
    보리 향그러움에 뭔가 노린다
    
    ​
    
    뜨거운 여름 볕에 푸른 고양이
    
    볼에 비비어 대니, 그 아름다움,
    
    깊게, 그윽하게, 두려움 가득-
    
    언제까지나 한층 안고 싶어라.

    기타하라 하쿠슈의 '고양이'는 겨울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뜨거운 여름 속에서도 고양이의 푸른 털과 눈빛을 통해 계절과 상관없이 느껴지는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전달합니다.

    겨울 이미지
    겨울 이미지

    '무지개' 윌리엄 워즈워스

    하늘의 무지개를 볼 떄마다
    
    내 가슴 설레느니,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다 자란 오늘에도 매한가지,
    
    쉰 예순에도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보니 나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믿음에 매어지고자

    윌리엄 워즈워스의 '무지개'는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보며 느끼는 감정을 통해 인생의 소중함과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을 표현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감정의 연속성은 겨울의 끝에서 봄을 기다리는 희망과도 연결됩니다.

    겨울 이미지겨울 이미지
    겨울 이미지

    '삶의 절반' 요한 크리스티안 휠덜린

    노란 배와 거친
    
    장미들이 가득 매달린
    
    호수로 향한 땅
    
    너희, 고결한 백조들
    
    입맞춤에 취한 채
    
    성스럽게 냉정한 물속에
    
    머리를 담근다
    
    ​
    
    슬프다, 겨울이면, 나는
    
    어디서 꽃을 얻게 될까? 또한
    
    어디서 햇빛과
    
    지상의 그림자를?
    
    장벽은 말없이 냉혹하게
    
    그냥 서 있고, 바람결에
    
    풍향기 소리만 찢긴다

    요한 크리스티안 휠덜린의 '삶의 절반'은 겨울이 가져다주는 삶의 반성과 고요함을 노래합니다. 겨울의 차가움 속에서도 피어나는 생명과 그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시인의 눈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합니다.

    이러한 시들은 겨울의 추위를 넘어서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제공합니다. 겨울이 주는 고독과 쓸쓸함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시적 모음입니다.

    ...

    떠난 것은 너인데,
    비어 버린 것은 내 가슴이다.

    강화도에서 데이트하다
    너에게 툭 던진 말

    자연이 한 꽃꽂이...

    너는 그 말 한마디라도 기억해 줄까?

    난 너의 숨소리 하나마저
    잊질 못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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